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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살아가는 일

넷플릭스)Delhi Crime

by coconut wood 2023.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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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나온 7부작짜리 인도 영화이다.

2012년에 인도 델리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한 남녀가 심야 버스를 탔다가 버스 기사를 포함한 일당 6명에게 심각한 폭행을 당한 사건을 영화로 제작한 것이다. 사건의 내용이 충격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는 사건이었다.

인도 영화라서 물리법칙을 가볍게 무시하거나 춤이나 노래가 갑자기 나오는 장면은 없다.

그냥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연출된 영화이다.

 

영화는 처음에 한편인지 알고 시작했다가 7부나 된단 걸 알고 포기하려다가 배우들의 현실성 있는 연기와 내가 살았던 인도네시아의 상황을 비교하는 것이 흥미로워 보게 되었다.

 

사건은 심야의 버스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물론 이 경우는 버스 기사부터 승객까지 모두 일당이었으므로 발생 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인도나 어떤 나라에도 지방도 아닌 수도에서 버스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다.

 

인니에서는 예전에는 버스 떼강도 사건이 종종 벌어졌다.

내가 아는 한국인이 그 피해자라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때는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신고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이었다.

하여튼 늦으막한 시간에 버스안으로 우르르 떼강도가 몰려 왔고 그들은 모든 승객들의 물건을 털기 시작했다.

그 버스안의 유일한 외국인이었던 내 지인은 한국 남자답게 국방의 의무를 하고 나온 건강한 남자였지만 또한 나설때와 그렇지 않은 때를 아는 눈치는 있었기에 잠자코 자기 차례를 기다리다 수줍게 지갑을 건냈다고 한다. 지갑안에는 우리나라 돈 500원 정도의 현지 화폐가 있었다. 5만원이 아니라 5백원 이었다. 떼강도단도 이 외국인이 불쌍했는가 보았다.

강도단 두목은 그냥 돈을 돌려줬다고 한다. 돈을 적게 가지고 다닌다고 해꼬지를 안당한것이 다행이었다.

하지만 털리지 않았다고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을 거라고 짐작은 가는 상황이다.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경찰서에 정전이 되어 부청장- 여자주인공이다- 이 물어보니 전기세를 못내서 전기가 끊겼다고 한다. 경찰의 예산부족이라는 것이다. 부청장은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해 문제 해결을 부탁한다. 부탁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열라 계면쩍은 상황일 것이다. 이 부분이 영화 초반 내겐 가장 무서운 전율을 안겨 주었다.

남의 나라 일만이 아닌 상황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민영화 되었을때 서민뿐 아니라 공공시설까지 제대로 된 서비스를 못받는 세상이 진정 디스토피아 일것이다.

 

영화를 보면 인도 경찰은 수갑은 안가지고 다니는지 용의자를 체포하곤 손을 잡고 다닌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집나온 아들 잡으러 나온 아버지인줄 알겠다.

그리고 경찰들의 체형이 참으로 백미터 달리기는 커녕 걷기도 버거워 보여 현실감이 났다.

인니에서도 고위급은 관리도 해서 체형이 보기 버거울 정도는 거의 없는데 중년의 경찰을 보면 성인병이 걱정스러워 보이는 체형이 많은 것이다. 영화에 수사 총 책임자인 부청장이 담당 경찰에게 용의자의 전화기록을 당장 조사하라고 하자 담당 경찰이 "왜 내일하면 안되죠?"라고 묻는 장면이 나오는데 참으로 내가 아는 나라에도 있을 법한 일이라 웃기지도 않았다. 

어쨌든 마지막 범인은 이 영화 최고의 액션 장면을 보여 주는데 여기서도 수갑은 채우지 않는걸 보니 인도에서 수갑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국룰인가 보다.

 

영화 중반에 보면 시위대를 막으러 여자 경찰들이 일렬에 앞장서 막는 것이 보이는데 인니에서도 파업이 일어나 경찰들이 지원 나오면 여자 경찰이 총 출동해 온 것을 본 적이 있어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에서 용의자들을 잡으러 다니는데 알다시피 인도는 열라 넓은 나라이다.

뻔히 용의자들 신분을 알아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리가 없어 경찰들이 신발을 벗고 강을 건너가기도 한다.

인니도 나라가 넓어 고향에서 사고치고 다른 지방으로 도망쳐 나온 자들이 많다 들었다.

잡고 싶어도 잡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경찰서 예산이 없어 정전이 되는 마당에 자동차 기름인들 팍팍 지원이 되겠는가? 게다가 영화안에서 한 용의자가 도피한 곳은 반군 지역이라고 나온다. 머리가 아파오는 대목이다.

인니에도 파푸아에는 반군들이 출몰하는 곳이 있다. 얼마전에도 파푸아 지역에서 뉴질랜드 조종사가 반군에게 납치되었다. 이런 와중에 정계에서는 경찰 수뇌부의 희생양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이 경찰을 비난하며 시위를 하고 있으니 정치인들은 자신들을 대신할 희생양이 필요한 것이다. 처음에는 흉악하지만 간단한 것으로 보였던 사건이 피해 여성과 동행했던 남자친구로 알려진 피해자의 이야기까지 나오며 점점 더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경찰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건 아니지만 여기서 경찰은 용의자의 신변 보호까지 해야 한다.

경찰서 밖에 죽치고 있는 시위대에 걸리면 용의자들은 잘해야 즉사인 것이다.

인니에서 예전에는 시민들에게 범법 행위를 하다 잡힌 자들에게는 즉결 처형이 벌어지곤 했다.

사람들이 용의자의 몸에 타이어를 씌우고 기름을 부어 불을 붙이는 것이다.

그가 천인공노할 살인마도 아니고 좀도둑질을 하다 붙잡혔을 수도 있는데도.

인간은 집단이 되면 그렇게 잔인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어쨌든 영화는 뒤로 갈수록 흥미가 더해가니 좀 지겨우면 배속을 높여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개발 도상국에 가게 되면 공권력의 도움을 받기 힘들다는 것을 이해하고

조심해서 다니라는 것이다. 안가는것이 더욱 좋고 책이나 영상을 통해 간접 경험하는 것도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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