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인도네시아는 안 세어봐서 모르지만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그중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자원 채취를 목적으로 진출한 곳이 있다. 그리고 그런 곳은 보통 개발이 안 되어 있는 오지로 분류하는 곳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개발이 안되어 있다는 것은 프랜차이즈 식당이 들어와 있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길이 없어 우리나라 국토보다 넓은 밀림지대에 길을 뚫으며 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광활한 밀림 사이로 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의 길을 몇 시간 달려가면 밀림 한 복판에 베이스캠프가 있다.
마치 울창한 머리카락 사이에 원형 탈모가 발생한 것처럼 베이스캠프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대낮에도 햇빛이 비추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곳에 밤이 오면 어둠이 깔린다.
주위 수백 킬로미터 이내에 문명의 불 빛이 없기에 어둠은 더욱 완벽한 어둠으로 다가온다.
그곳에서 문득 하늘을 쳐다보면 어둠과 대조되는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별 빛이 빛나고 있다.
그야말로 셀 수 없는 찬란한 별 빛들이 조명이 되어 베이스캠프를 비춘다.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차오른 마음에 상념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와. 죽이는데. 형 가 봤어?"
"아니. 나도 얘기만 들었지."
그렇다, 수많은 인도네시아 섬을 가 볼 필요는 없다.
당신이 갈지도 모를 인도네시아 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천개의 섬(Pulau Seribu)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연안의 바다에 있는 천 개의 섬이라고 하는 자그마한 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안 세어봐서 천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섬들 중에 대략 10개 정도의 섬에 관광객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현지어로 뿔라우 스리부라고 한다. 자카르타 항구에서 배로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갈 수 있는 섬들이라 접근성이 용이하다. 당일치기로 갔다 올 수 있지만 가능한 1박을 하는 것이 정취를 만끽하는데 좋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이 필요하다.
배는 가까운 섬의 경우에는 수백 명이 탑승 가능한 큰 배로 가지만 그 외의 섬은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라 쾌속선으로 간다.
쾌속선은 꽤 그럴듯한 외형을 가지고 있어 안심이 되지만 가끔 바다 한가운데서 서기도 한다. 바다 한가운데서 파도에 밀리게 되면 그전까지 느꼈던 파도와는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흔들리게 된다. 또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일단 배에 타게 되면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햇볕이 들지 않는 곳으로 잽싸게 자리를 잡도록 하자. 그렇지 않으면 강렬한 자외선으로 얼굴 반쪽만 심하게 타버려 아수라 백작 같은 몰골이 될 수도 있다. 아수라 백작을 모르는 어린 분들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돌아올 때는 햇볕이 드는 방향이 바뀌므로 자리를 잘 잡기 바란다.
또 쾌속선을 탈 때 주의할 것은 자동차와 달리 앞자리에 타면 멀미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앞부분이 더 흔들리는 것이다. 달리는 배를 보면 보통 배의 앞쪽이 떠서 가는 것을 봤을 것이다. 계속 떠 있는 것이 아니라 떴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하기에 흔들림은 운행 내내 계속된다. 어느 남자 승객이 앞 좌석에 좋다고 앉았다가 심한 멀미로 인해 갑판 밖에서 계속 토하다가 누워 있다 한 시간 넘게 시달린 것을 보았다. 이쯤 되면 여행이고 뭐고 집에 가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그 남자는 오는 길이 또 남아 있어 앞 날이 심히 염려되었다. 그러나 그 남자와 동행한 여자 승객은 멀쩡하였으니 멀미도 사람마다 다르다.
살아서 섬에 도착하면 리조트의 종업원들이 미소와 웰컴 드링크로 맞아 주며 분위기를 띄운다.
그리고 예약했던 방갈로에 짐을 풀고, 한국인들은 유난히 짐이 많다. 거기에서도 음식이 제공되거나 주문할 수 있는데 굳이 바비큐 파티를 해야 하는 것이다. 불을 피우는 것과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섬에서 할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스노클링이나 다이빙, 수상 레저가 준비되어 있다. 아이들과 같이 가는 경우에는 섬에 수면이 낮은 장소가 따로 있으므로 거기서 놀면 된다. 바닷가에서 드러누워 일광욕과 독서를 즐기는 외국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스노클링 장비를 끼고 물 속을 보면 아름다운 산호초와 열대어를 감상할 수 있다. 거기에 가져간 빵을 물속에서 뿌리면 니모를 찾아서를 리얼로 찍을 수 있다. 수백 마리의 니모의 친구들에게 입맞춤 당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트라우마를 남길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낚싯배를 타고 나가 바다낚시를 하고 불쌍한 니모 친구들을 잡아 회로 만드는 코스도 있다. 회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맛이 아니라 실망할 수 있다. 바다낚시를 하는 배의 상태를 봐도 소중한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것은 섬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확인해 보고 정하면 된다.
맨발로 다니다가 성게를 밟아 가시에 찔린 사람이 있는데 상상할 수 없이 아프고 위험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하물며 성게를 잡아 성게알을 먹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가 식당에서 먹는 것과 종류가 다르고 위험하니 그런 사람과는 손절하기...
물놀이를 하다 보면 금방 노을이 지고 저녁에는 리조트에서 제공한 음식을 먹든지 가져 간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
우리 일행은 리조트에서 제공한 음식은 우리 요금에 포함된 것이므로 당연히 먹고 가져간 음식을 안주삼아 술을 마셨다.
바닷가에서 술을 마시면 산소 포화량이 높아 평소보다 많이 마신다는 전설이 있었는데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가져간 소주를 다 마시고 리조트의 상점에 가서 혹시 한국 소주가 있냐고 물었더니 실제로 있었다.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어서였는지 진열장 구석에 먼지를 덮어쓰고 있는 몇 병의 한국 소주가 있었다.
이름도 지금 잘 생각나지 않는 참나무통 맑은소주 였다.
천 개의 섬 중에는 바다 위에 방갈로가 있는 섬이 있는데 바다 위에서 자는 기분은 운치가 있는데 파도소리에 시끄러워 잠을 자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소리에 예민한 사람은 고려하기 바란다.
다음날에도 아침부터 놀다 오후에 배를 타고 파도를 가르며 자카르타로 살아서 귀환했다.
발리에서 생긴 일
동명의 드라마가 있고 윤식당이라고 발리 옆의 작은 섬에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다.
발리는 인도네시아 살면서 자의이든 타의이든 수차례 가게 되었다. 친척들이 인도네시아에 오면 가고 싶어 하는 곳이 발리이기 때문이다. 다른 관광지도 많겠지만 발리만큼 선택지가 풍부한 곳은 없는 것이다. 바닷속의 아름다움으로 따지면 발리보다 훨씬 아름다운 곳이 있지만 그런 곳은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남겨 두는 곳이 좋을 것이다.
발리는 인도네시아에 있지만 힌두교를 믿는 사람이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여 기타의 인도네시아 지역과는 다른 문화유산 및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인들도 그렇기 때문에 발리 여행을 하는 것이다.
발리에서 일회용 버스를 타고 관광하는 반나절 코스 투어를 한 적이 있는데 현지인들도 발리 사람이 쓰는 말을 못 알아 듣고 신기해했었다. 우리가 제주도 방언을 못 알아듣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에 사테라고 하는 꼬치 요리가 유명하다. 보통 닭이나 염소고기를 사용하는 요리이다. 이것을 발리에서는 돼지고기를 쓰기도 한다. 무슬림이 많은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인 것이다. 발리의 돼지고기는 유명하여 자카르타의 한식당에서는 발리산 돼지고기라고 하며 팔기도 한다. 역시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하다. 발리는 유명 관광지이므로 전 세계의 요리를 접할 수 있다. 서민 요리부터 고급 요리까지 선택지도 많다. 관광지라고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것만도 아니다. 싸고 맛있는 요리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발리에 일이 있어 갔다가 혼자 길거리의 작은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다. 가격도 싸고 맛도 있어 그런 것도 있었지만 고마움의 표시로 얼마 되지 않은 거스름돈을 놔두었다. 한 오십 미터 이상 걸어갔는데 종업원이 달려와 숨을 헐떡거리며 돈을 두고 갔다고 거스름돈을 가져온 것이었다. 그런 일도 있는 것이다. 관광지에도 순박한 사람은 있는 것이다.
발리에서 만끽하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었다. 해변가에 카페에서 가져다 놓은 소파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바라를 감상하는 여유는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힘든 것이었다. 발리에는 금발의 외국인들이 특히 많았다. 유럽인뿐 아니라 그나마 가까운 호주인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했다. 유럽인이라면 몰라도 우리가 호주라면 발리와 비슷한 기후대와 바다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굳이 발리까지 오는 이유는 발리만이 주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발리에는 관광지 답게 숙박시설의 종류도 다양하다.
별이 몇개 하는 호텔은 굳이 거론할 것도 없이 다양하고 일박에 몇 천불 하는 풀빌라도 있다. 풀빌라도 저렴한 가격에 나온 것도 잘 찾아보면 있을 수 있다. 만약 풀빌라를 묵을 예정이면 먼저 다른 숙박시설에 묵다가 마지막 날에 묵어야지 풀빌라를 먼저 묵고 다른 곳으로 옮기면 기분을 잡칠 수 있다. 우리가 주로 사용한 것은 로스멘(losmen)이라고 하는 호텔에 비해 저렴한 숙박시설이었다. 로스멘이라고 여관 정도의 수준은 아니고 있을 건 다 있었다. 실내에 침대와 에어컨과 욕조가 있고 로스멘에 딸린 수영장도 있었다. 수영장은 이용객이 없어 우리를 위한 전용 수영장 같았다. 풀빌라의 이점이 전용 수영장인데 우리의 수영장은 그것보다 훨씬 컸던 것이다. 심지어 아침 서비스도 있어 방으로 배달되었다. 물론 아침이야 토스트에 계란 프라이와 홍차 정도였지만 우리에게는 충분했다. 장기로 묵기를 원하는 사람은 가격 협상도 가능할 것이다.
발리에서 주의할 것들
발리의 거리를 보면 외국인들이 스쿠터를 타고 지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장기 체류를 하는 사람이나 관광객으로 와서 스쿠터를 임대하는 사람일 것이다. 스쿠터나 오토바이나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 현지의 교통 사정도 안전하게 운행하기에는 모자람이 많다. 그냥 택시나 그랩Grab(현지에는 우버가 아니라 그랩이라는 서비스가 보편화되어있다)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그랩과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는 일부 지역에서는 택시 기사와의 갈등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발리의 거리를 지나다 보면 카페나 바에 영어로 버섯이라고 쓰여진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건 버섯요리가 아니다. 가능한 버섯이라는 영어 단어를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 그 외에도 길거리에서 금지 약물을 권하는 호객꾼이 접근할 수 있다. 호객꾼은 금지 약물뿐 아니라 짝퉁 물건을 팔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호객꾼이 접근하면 일체 응대를 하지 않도록 하자. 동방예의지국에서 왔다고 미소로 친절하게 응대해 줄 필요는 없다. 신체적 접촉도 절대 하지 말고 마치 식스 센스 영화의 유령을 본 듯이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것이 좋다. 현지에서 합법인 약물이라도 국내법에는 불법인 것이며 하물며 현지에서도 100% 불법이니 조심해야 한다. 발리의 뒷골목에 가면 허름한 주점들이 있는데 주점 안에 매캐한 담배 연기로 약물에 못지않게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외국인은 우리 밖에 없는 현지화된 분위기였는데 혹시 잘 못 들어갔다면 우리처럼 바로 나오도록 하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굳이 보기만 하지 맛을 볼 필요는 없는 법이다.
관광지이기 때문에 짝퉁이나 진짜지만 허접한 물건을 파는 사람도 많기에 무시하도록 한다.
발리의 어느 고급 호텔에 묵었을 때이다. 호텔은 바닷가 절벽위에 있었고 절벽 밑 해변은 호텔 투숙객 전용이었다. 투숙객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그 해변을 이용했고 외부인은 들어올 수 없는 구조였다. 사방이 절벽으로 막혀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도 현지인 여자가 짐을 둘러메고 기념품을 팔러 오곤 했다. 아무리 봐도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었다. 수십 미터의 절벽에서 줄을 매달아 내려왔다고는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아무튼 어디든 상인들이 있다는 이야기로 알고 넘어 가자.
발리에 두 번 폭탄 테러가 있었다. 2002년과 2005년 두 번 모두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장소였다. 나이트클럽과 식당가였다. 목표 대상은 무차별이었지만 희생자는 관광객이 많았다. 우리가 조심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조심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란 모호한 말을 할 수밖에 없다. 관광 가서 방에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발리에는 환전소가 많은데 장난을 치는 걸로 악명이 높다. 환율 단위를 보면 높게 쳐 주는데 막상 바꿀려고 하면 이상한 명목의 비용이 들어가는 식이다. 그리고 손님이 한눈파는 사이에 지폐가 몇 장 비는 경우도 있다 한다. 가능한 은행에서 환전하거나 카드를 사용하도록 한다. 발리에서는 가짜 ATM 기계가 적발된 적도 있을 정도이니 이상한 곳에 홀로 있는 ATM 기계도 조심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그 외에 원숭이들이 서식하는 사원에서 원숭이에게 소지품을 빼앗기고 그곳 안내인에게 부탁해 어렵게 찾았다는 사람도 있고(안내인과 원숭이가 한 팀이다 카더라) 발리 해변에서 토플리스 차림의 유럽 관광객을 보느라 한 자리에 너무 오래 앉아 있어 화상을 입었다는 사람도 있다.
발리에서 무슨 일을 당했더라도 해변의 소파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며 맥주 한 잔 하면 발리에서 생긴 일을 잊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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